저희 부부가 둘에서 하나가 되기로 결심하여
가정을 이룬지 어느덧 일년이 다되어 갑니다.
시간이 참 빠르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인데요.
결혼 후 저는 집밥에 나름 흥미를 가지고 요리하곤 했지만,
워낙에 기름지고 자극적인 바깥 음식의 맛에 익숙했던
저희 부부는 외식과 배달 음식을 줄여 나가기가 힘들더군요.
그런데 외식과 배달 음식을 일주일에 한두번 이상은 꼭 먹게 되면서
편하긴 했지만 눈에 띄게 발견되는 단점들이 두 가지 있었습니다.
많이들 아시겠지만
첫째, 한달 생활비 중 식비가 차지하는 부분이 상당하다.
둘째, 소화불량과 체중증가 등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이렇게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최근에 결심했습니다.
외식을 줄이고 집밥을 생활화 해보기로 말입니다.
집밥이 건강에도 좋고, 줄어든 식비만큼 저축액도 늘릴 수 있다면 일석이조인 것이지요.
한동안 게을렀던 저를 반성하면서 제대로 생활습관을 잡아볼까 합니다.
떡볶이, 토스트 등 분식을 특히 좋아하는 저와 남편.
신나게 먹고 난 다음에는 늘 소화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주방 앞에서 번거롭게 식사를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편안함을 선택하고
그 대가로 얻게 된 개운하지 않은 더부룩한 느낌.
특히나 위장이 튼튼하지만은 않은 저와 남편의 건강이 염려되고,
몸에 해로운 것만 주는게 아닌가 죄책감도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기분까지 느껴가며 굳이 바깥 음식을 자주 사먹어야 할까요.
외식을 줄이고 집밥 먹기로 마음을 먹은 날부터
장을 새롭게 보러 갈까 하다가 그전에
일단은 냉장고 파먹기부터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구매해 놓았던 식재료들이 유통기한을 지나버리면 버리기 일쑤이고
그걸 막기 위해 우선 있던 식재료들부터 활용해서 요리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이틀전 먹다 남은 식은 치킨을 활용해서 한그릇 요리가 탄생했습니다.
양파, 양배추를 함께 볶아낸 따끈한 치킨덮밥입니다.
그리고 김밥을 싸고 남은 재료였던 단무지와 우엉으로 밑반찬인 초무침을 뚝딱 만들었습니다.
냉동실에 대량으로 사두었던 돈가스는
그냥 구워 먹기에는 질리는 감이 없지 않아 있어
돈가스김치나베로 완성해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점점 건강한 식탁으로 거듭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일 듯 합니다.
그리고 예전에 상큼한 샐러드가 듬뿍 올라간 화덕피자가 먹고 싶어
화덕피자 전문점에 가서 먹었던 기억에 남는 피자입니다.
갑자기 이런 피자가 참 먹고 싶더군요.
그러나 외식의 유혹을 누르고 집에서 아주 간단하게 만들어 보았습니다.
마트 알뜰코너에서 구매했었던 샐러드잎 두 팩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잊고 있었는데 드디어 활용할 때가 왔군요.
이전에 사두었던 또띠아 위에 토마토소스, 모짜렐라치즈를 올려 구워 주고,
그 위에 샐러드잎 한 팩과 방울 토마토를 올려 발사믹 오일 소스를 뿌려 주었습니다.
제법 그럴싸한 맛이 나더군요.
남편과 건강한 맛이라며 말끔히 먹어 치웠습니다.
먹고난 뒤에도 더부룩하지도 않고 개운한 기분이었습니다.
냉장고 파먹기는 계속됩니다.
남은 재료들을 탈탈 털어서 주말 점심에 만들어본 한그릇 요리입니다.
파프리카와 양파, 냉동실에 남아있던 소고기를 사용해야겠습니다.
데리야끼소스를 이용하여 파프리카 소고기 볶음밥을 만들고
이대로 먹긴 심심하여 샐러드도 만들어 보았습니다.
한두알 남아 있던 가을 자두도 이 참에 소진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박스째 사놓았다가 여러 봉 남은 하루 견과.
한 봉 안에는 아몬드와 호두, 크랜베리 등이 다양하게 들어 있어서
샐러드 만들 때에 한 봉씩 뜯어 사용하면 꽤 유용합니다.
남은 샐러드잎 한 팩에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자두, 견과류까지 뿌려주고
발사믹 오일 소스만 뿌려주면 아주 간단하게 완성입니다.
새콤달콤한 자두가 샐러드에 아주 잘 어울리더군요.
이렇게 해서 냉장고를 말끔히 비워내고 청소까지 싹 끝마쳤습니다.
기분 또한 아주 개운하고 뿌듯합니다.